소.
농장동물이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소, 돼지, 닭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중 한국 설화에 항상 나오는 (좋아하는 이야기 : 누렁소 검둥소) 존재인, 그만큼 사람들과 같이 어울렸던 존재인
소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글을 쓸 생각이었으나...
최소비용 최대이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공장식 축산방법이 되어버린 한국 축산분야에서는
소들의 복지를 위해 환경풍부화를 해주세요!라고 하면 현실적인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먼저!
소들에게 환경풍부화를 해주면 축산학적인 이유로도 좋은 게 뭐가 있는지 짧게 알아봐야겠다.
간단하게 환경풍부화의 이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비정상적인 행동의 발달을 방지하거나 그 행동의 빈도나 심각도를 감소시킨다.
- 동물의 그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기분으로 사용하는 횟수를 증가시킨다. ex) 소들이 싫어하는 공간을 긍정적인 공간으로 인식 바꿔주기
-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동물을 좀 더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다. ex) 사람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해 동물관리에 도움을 줌
이러한 이점들이 있다고 하는데... 왜 이러한 이점이 발생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야겠다
(정말? 싶으신 분들이 있으시겠죠? 그런 분들을 위해 저도 조사했습니다만, 짧게 설명드릴 생각이라
좀 더 확실한 지식을 얻고 싶다면 본인이 논문이나 학술지를 직접 찾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환경 풍부화를 해줄 때의 이점>
1. 사회적 풍부화를 해 줄 경우
소들은 대부분 무리생활을 한다.
즉 사회적 풍부화는 사교적 집단을 이루는 것을 좋아하는 소들의 니즈를 만족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
만약 소가 아닌 단독 생활을 좋아하는 동물에게 (예를 들면 행스터) 사회적 풍부화를 해준다고
2마리, 3마리를 함께 놔둔다...?
이건 그 동물에게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오히려 복지를 침해한다!
(1 햄스터 1 케이지는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
그러나 소들은 사교생활을 즐기기 때문에 (E의 성향을 가졌나 봐...)
이러한 집단생활은 소들의 *반추시간을 반추 증가시키고 사료섭취를 강화하며 공포반응성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또한 좋은 사교 관계는 사회적 긴장과 갈등을 줄이기에 스트레스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반추 : 반복적으로 씹는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되새김질을 하는 것
그러나 여기서 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무엇일까?
혹시 여기 방금 글을 읽으면서
'소가 무리생활을 좋아한다고 할 때 그럼 많이 있을수록 좋은 거 아냐? 공장식 축산 나쁜 것만은 아니네?'
라고 생각이 든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머리를 한대 콩 박으시길.
중요한 것은 집단 크기와 밀도가 동물의 사교적 만남에 대한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적절한 밀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집단생활을 좋아해도 너무 많으면 이건 다른 동물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사교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자, 쉽게 말해 여러분이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E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볼 때
그런 여러분... 출근길 지하철도 사람이 많아서 좋습니까..?
퇴근길 사람이 미어터지는 버스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함께 있어서 행복하십니까?
@: 아니 이건 상황이 다르잖아요!!
맞는 말씀입니다.
소들 역시 꾸역꾸역 축사 안에 넣어져 있는 상황은 아무리 사교생활을 좋아한다 해도
그 말이 그 뜻이 아니란 것인 거죠.
알겠죠? 이제 이상한 말 하지 마세요~
2. 그루밍을 할 수 있게 해 줄 경우
=소가 스스로 그루밍을 할 수 있게 해줄 경우
그루밍, 즉 빗질은 소의 스트레스와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빗질은 동물이 자연스러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코트의 품질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가려움과 관련돼서 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그루밍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브러시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 고정 브러쉬
- 주로 기둥이나 끝 모서리에 장착시키는데 다른 브러시들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 시중에 나와있는 상품이 아닌 직접 쉽게 제작할 수 도 있어 비용을 더 줄일수도 있다
2) 회전 브러쉬
- 소의 움직임에 따라 브러쉬가 돌아가면서 긁어주는 역할을 한다.
- 대부분 45도의 각도를 가지고 있으며 가격은 고정 브러쉬보다는 더 비싸다
- 고정 브러쉬보다 소들의 이용률이 더 높으며 다양한 움직임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들의 만족률이 높다
3) 스윙 브러쉬
- 회전브러쉬와 유사해보이지만 동작범위가 더 넓다
- 그루밍 범위를 더 넓게 만들어 줄 수는 있다
- 회전브러쉬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소들의 만족률은 회전브러쉬와 비슷하다
3. 운동을 할 수 있게 해 줄 경우
운동은 축사 생활 중에 억제되어 제한되는 신체부위에 접근이 가능하게 해주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러한 일상적인 활동은 동물이 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게 하며
발의 부상을 줄여주고 수의학적 처치를 줄 일 수 있다.
4. 휴식공간을 제공해 줄 경우
소의 발굽문제와 피부병변은 축산업계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이는 소들의 복지상태 지표로 쓰일 만큼 소들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생산량이 높은 동물일수록 더 많은 휴식을 필요로 한다. (보통 12~14시간)
이러한 시간은 얼마나 오래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가에 관련이 있는데
그 이유는 소들이 반추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들에게 휴식공간이 제공되지 않아 계속해서 서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혹은 더러운 공간에서 누워있는다면
(반추하기 위해서)
발굽과 피부병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5. 청각적 풍부화를 제공해 줄 경우
소들은 소음에 대해 예민하며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이다.
심지어 젖소들은 소음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더 조용한 환경이 복지의 필수 요소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외부소음을 줄여줄 수 있는 청각적 자극은 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젖소의 경우 더 많은 우유생산량이 관찰됨)
인간의 목소리와 다른 음악 장르를 포함한 다양한 음향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는 라디오는 의외로 동물들의
청각적 풍부화에 많이 이용된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호도 good)
이러한 청각적 자극은 다른 신호로도 사용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착유기계에 젖소가 들어가는 시간에 항상 라디오를 틀어주는 등
일정한 시간 출석을 필요로 할 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긍정적인 작용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착유기계에 대해 안 좋은 연관기억을 조금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소들은 인간의 청각범위의 두 배나 많은 범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너무 큰 소리는 오히려 소음으로 느껴질 수 도 있으며 청각적 풍부화를 한다고
항상 계속해서 하루 종일 들려주는 것은 외부환경소음이 +1로 늘어나는 것뿐이다.
일시적으로 들려주어야 풍부화가 되는 것!
또한 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싫어하는 자극이 있다면 그 자극을 제거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라디오 틀어주고 끝! 이러면 안 된다는 거~!!
6. 목초지에 접근하게 해 줄 경우
초원에 대한 적금은 사회적 손질과 적절한 운동을 가능하게 해 주며,
항상 똑같이 제공되었던 음식이 아닌 다른 촉감의 음식의 증가를 촉진시키고
이는 소의 정형행동을 감소시킨다.
(유방염의 가능성을 낮춘 결과도 있음)
그러나 한국처럼 좁은 땅덩어리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힘들 수 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이 부분은 밑에 사진처럼 자연적인 구조물을 가져와서 제공해 주는 것으로 대체해 보면 어떨까 싶다.
실제로 소 환경풍부화 연구를 하는 다른 논문을 보았을 때 나무 그루터기를 제공하거나
다른 촉감의 더미를 제공해 주는 사례들도 많이 관찰되었다.
그 밖에도 소금이나 미네랄 블록을 제공해 줄 경우 -영양적 필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놀이에도 사용이 가능함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줄 경우 - 여름에 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음
장난감 제공해 줄 경우 - 송아지의 잘못된 행동인 교차흡입을 방지해 줄 수 있음
등이 있다.
그렇다면 환경풍부화는 그냥 아무거나 놔주면 되는 것일까?
NO! 왜 안 되나요? 풍부화 좋다면서!!
제대로 된 풍부화가 아닌 경우 어떠한 문제점이 생길 수 도 있는지, 왜 제대로 알아봐야 하는지에 대해
아래사진을 통해 알 수 있다.
1) 이게 뭐소
이 사진은 소에게 놀이풍부화를 제공해 주었지만 소는 이게 무엇인지,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
장난감에 무언가 맛있는 게 발라져 있거나 설명조차해주지 않고 그저 달아만 놓는다면
소에게는 그저 이상한 장애물 중 하나가 될 뿐이다.
또한 쇠사슬의 높이가 소의 혀가 닿을 수 도 있기 때문에 이를 주의해야 하며 무게가 나가는 공이라면 소가 다칠 수도 있다.
2) 나 꼈소
소에게 타이어를 달아주면 소는 좋아하겠지?ㅎㅎ
땡! 틀렸다.
아주 당연하지만 우리가 생각 못하는 게 있다면 인간인 우리는 타이어의 쓰임을 알지만
소는 타이어가 뭔지 모른다. (알면 대단한 아이)
이걸 왜 달아놓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다가 저렇게 껴버릴 수도 있는 있다.
다행히 사진의 소는 침착하게 껴있는 상태로 사진가를 바라보고 있지만
만약 겁이 많은 소였다면 타이어에 끼는 순간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에 놀라 발버둥을 치다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것,
그럼 환경풍부화를 어떻게 해주란 것이냐?
이제 아래 사진을 통해 좋은 예를 알아보자.
1) 가성비 좋은 아이디어 형 vs 자본주의 최고 형
왼쪽은 고정 빗을 직접 만들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환경풍부화를 해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또한 높이가 적절하기에 소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다.
오른쪽은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을 이용하여 환경풍부화를 해주었다.
이 또한 적절한 높이로 되어있어 소들에게 만족감을 주며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준다.
2) 맛있게도 냠냠
이 사진은 먹이풍부화를 해준 케이스이다.
먹이풍부화는 항상 똑같이 제공되는 식감과 영양분의 먹이가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먹이를 섭취하여 동물에게
성취감과 만족감을 줄 수 있어 좋은 풍부화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좋은 점은 소들에게 알맞은 높이이다.
만약 이 먹이통이 너무 낮게 혹은 너무 높게 달렸다면?...ㅎㅎ
또한 먹이통의 마감이 소의 혀가 다칠 정도의 날카로움이 아닌 안전한 재질이기에 안심할 수 있다.
3) 장난감은 이렇게 노는 거야
이 케이스는 올바른 놀이풍부화로 볼 수 있다.
사진의 소는 이 볼에 발라진 맛있는 무엇인가를 먹기 위해
볼을 핥기도 하며 촉감을 느낄 것이고, 다른 부분에도 맛있는 것이 있나 싶어 굴려보면서 볼의 사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의 사용법을 알게 되었으면 다른 소들과 함께 굴려보기도 하면서 노는 모습 또한 기대할 수 있다.
↑
<논문에서 송아지의 환경풍부화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환경풍부화를 제공하였을 때의 구조사진>
한국에서는 동물복지축산인증제도가 있지만 실제로 여러 현실적인 힘든 부분으로 인해 인증을 받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동물복지에 대해 공부하면서 늘 나왔던 문제인데,
현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가축행복농장""가축행복농장"이라는 지원제도가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동물복지축산농장으로 가기가 너무 어렵기에 그전 디딤돌처럼 도와주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동물복지축산농장은 실제로 자금 부분에서 많은 부담이 있어 많은 축산농가에서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복지인증농장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해야 하는 시설 부분에서 초반금액이 많이 들어가서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축산농가들을 위해 이러한 사육환경을 개선해 주는 부분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바로 위에 사진은 경기도 포천시에서 가축행복농장에 대해 소개해주는 내용 중 한 부분을 캡처해 온 것인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육환경개선인 것 같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경기도 홈페이지에 가축행복농장에 대해서 검색하시면 관련된 자료들이 많이 나오니
이를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요즘 축산동물복지에 대한 여러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 왜 축산동물복지를 해야 하나 가 주제였다면 요즘은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육방향이 바뀌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축산동물 복지에 대해서 관심이 낮은 것도 현실이고 실제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알려준 환경풍부화를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직은 힘들 수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한두 개씩 실천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든 한 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그건 마법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고통스러운 현실에 포기하는 것보다는
한 발걸음씩 나아가면서 바꿔간다면
한국의 축산동물복지는 점점 좋아질 수 도 있다.